광주 동구의 향토핵심자원으로 선정된 [청공소리]공방 권봉현 명인

[청공소리] 권봉현 명인이 대금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사진 임무택기자)
[청공소리] 권봉현 명인이 대금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사진 임무택기자)

기계음과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심에서 대금은 맑은 공기와 대숲의 바람소리를 연상하며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와 정신적 여유로움을 선사해 준다. 또한 실제 대금이 내는 수많은 연주 기법들에서 나오는 심미적 표현들은 듣는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느끼게 하는 데 충분하며, 한국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데 한몫을 한다.

대금을 제작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을 제작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삼국시대에는 대금이 나라를 수호하는 신성한 악기로 여겨졌다. 대금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악지, 동국여지승람, 악학궤범 등에서 보이는데, 특히 삼국유사에는 “대금을 불면 적군이 물러나고 병이 낫고 가뭄에 비가 오고 장마가 그치고 바람과 파도가 잔잔해지므로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 이름붙이고 국보로 삼았다.”라고 설화가 전해지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금에 음공을 제작하고 있는 청공소리 공방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에 음공을 제작하고 있는 청공소리 공방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은 한국의 대표적인 관악기로서 대부분의 전통음악에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서양음악 및 대중음악의 조류에 밀려 전통음악 가운데 대금이란 악기는 여전히 몇몇 애호가들의 관심 속에만 살아있으나 대금의 특징적인 음색, 대금이 연주하는 음악만으로도 한국음악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대금은 삼국시대 삼죽(三竹)이라 하여 중금, 소금과 함께 신라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누가 언제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대금의 음공을 제작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의 음공을 제작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은 몸체에 뚫려 있는 음공을 손가락으로 열고 막고 하면서 가락을 만들어 나가는 옆으로 부는 관악기이다. 그런데, 대금이 중금이나 소금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취구, 즉 입김을 넣어 소리를 내는 부분과 첫째 지공 중간에 청공(淸孔)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이다. 갈대 속에 붙어 있는 얇은 막을 채취하여 청공에 붙이고, 취구로 바람을 넣어 불게 되면 바람이 지나가면서 청을 울리게 되어 맑고 청아한 대금 특유의 음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대금의 음공 간격을 정확하게 표시하며 제작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의 음공 간격을 정확하게 표시하며 제작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은 한국의 관악기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길어서 저음에서 고음까지의 넓은 음역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이다. 부드럽고 낮은 따듯한 음색, 장중한 음색, 맑은 음색, 고음역에서 펼쳐지는 장쾌한 음색 등 대금이 표현할 수 있는 음색은 다양하다. 특히 합주곡을 연주할 때 대금은 다른 악기들이 일정하게 음정을 맞추어 조율하도록 기준음을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금의 청공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의 청공을 정교하게 다듬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이 좋아 고이곤 악기장(무형문화재 제12호)에게 무작정 찾아가 국악기 제작 기법을 전수받은 권봉현씨는 국내 쌍골죽이나 오래된 황죽을 사용해 대금을 제작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음정이 정확하고 변형이 없기 때문이다. 원래는 금속공예를 전공했으나 뭔가 혼이 실리지 않은 것 같은 허전함이 들어 고민을 많이 했던 권봉현씨는 전통악기 대금이 ‘천년을 인내한 혼의 소리’라는 표현에 매료되어 대금 연주를 배우고 만들기 시작했다.

대금에 입김을 넣어 소리를 내는 부분과 첫째 음공 중간의 청공에 갈대 속에서 채취한 얇은 막을 붙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에 입김을 넣어 소리를 내는 부분과 첫째 음공 중간의 청공에 갈대 속에서 채취한 얇은 막을 붙치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대금 제작과 연주를 배운 후 2004년도에 [청공소리] 공방을 열고 지금은 광주 동구의 향토핵심자원으로 선정되었다. 전국에 국악관악기 만드는 곳이 여러 곳이 있으나  [청공소리] 공방 권봉현 장인은 대금, 소금, 단소만을 전문으로 제작을 하고 있다. 그는 이제 자신의 재능을 통해 지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한편, 국악기의 대중화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

완성된 대금을 연주해보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완성된 대금을 연주해보고 있는 권봉현 명인 (사진 임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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