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지역의 혈액 보유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병원마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는 늘어나는데, 헌혈자는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다. 단순한 일시적 부족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제로 이어질 조짐이 보인다.
과거에는 학교 단체헌혈과 군부대, 기업의 정기헌혈 등을 통해 안정적인 혈액 수급이 가능했지만, 단체헌혈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공동체 활동의 위축, 그리고 청년층의 참여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헌혈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헌혈 참여가 줄어드는 ‘헌혈 위기’가 찾아온다. 방학과 명절, 추운 날씨로 인해 혈액 수급이 어려워지는 시기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현상이 특정 계절의 문제가 아니라, 상시적인 위기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헌혈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가장 직접적인 나눔이자, 우리 사회의 연대와 배려를 상징하는 행위다. 한 사람의 헌혈이 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헌혈 참여를 늘리기 위한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자체와 공공기관, 학교, 기업이 함께 헌혈 캠페인을 펼치고, 헌혈 참여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예우를 강화해야 한다. 헌혈의 가치를 청소년기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에서도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는 유일한 생명의 자원이다. 지금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이 헌혈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작은 용기 하나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린다.
겨울이 다가오는 지금, 우리 모두가 마음의 온기를 모아 혈액의 온도를 높이는 데 함께하길 바란다. 헌혈은 멀리 있는 봉사가 아니라, 내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가까운 실천이다. *본 기고문은 독자 기고로 본사와 듯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북구의회 최기영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