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시기·홍보 부족·참여 기업 외면·입장료 논란 등 과제 쏟아져
전라남도가 미래농업 비전을 제시한다며 개최한 2025 국제농업박람회가 10월 29일(수요일) 폐막했다. 주최 측은 “방문객 약 55만 명, 상담·계약 성과 1,200억 원”을 강조하며 성공을 자평했으나, 현장에서는 행사 시기 부적절성, 기업 참여 저조, 홍보 부족, 콘텐츠 빈약, 입장료 논란 등 문제점이 속출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해 박람회는 가을 농번기 시기인 10월(추수 전 개최)에 개최되어 관람객과 농업 종사자 모두 “농작업 준비로 바쁜 시기이자 이동 여건도 열악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참여 기업 수(71개 업체) 역시 목표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스 임대비(5m×5m 기준 180만 원) 부담이 컸고, 관람객 구매력 대비 판매 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기업 발길을 돌리게 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농기자재 업체 관계자는 “부스 비용과 인건비를 감안하면 수익은커녕 적자가 불가피했다”고 비판했다.
행사 홍보 미흡도 컸다. 지역 농업 관련 유통업체 관계자는 “박람회 개막을 이틀 전 언론 보도로 처음 알았다. 전국 행사라면서도 홍보는 지역 라디오 수준에 머물렀다”면서 “SNS나 유튜브 등 디지털 홍보 전략이 전무(SNS. 인터넷 등)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 불만도 적지 않았다. 볼거리·즐길거리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미래농업’이라는 주제와 달리 전시 구성은 기존 농기계 박람회의 반복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대형 농기계가 줄지어 서 있는 공간과 판매형 농산물 부스 중심 구성은 테마성·전문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한 가족 단위 관람객은 “아이들과 체험할 만한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 30분 만에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입장료 1만 원 부과는 논란을 키웠다. 지역 경제 활성화 명분을 내세운 행사이지만 농업 종사자와 고령 농민에게는 부담이 컸다는 반응이다. 인근 나주시민 박모 씨는 “지역에서 열리는 공공 박람회라 기대했는데 유료 입장은 상업 행사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박람회가 행사 운영 중심의 전시 박람회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지역 산업 전문가들은 “정책·기술 교류형 국제 행사로 전환해야 한다”면서“기업 유인을 위한 실질적 비즈니스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인하여 예년에 대비 축제가 축소되어 개최되었는데 이에 따른 “미비점을 보완해 다음 행사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반복되는 문제를 방치하는 한 박람회는 전남의 예산 행사에 불과하다”며 뼈아픈 자기 점검과 운영 시스템 전면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으로 함께 본 2025 국제농업박람회 이모 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