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쇠고기 등 민감 품목 포함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 철저히 방어
정부는 29일 오후 미국과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7월 큰 틀에서 타결된 상호관세 인하 원칙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패키지를 포함한 후속 협상을 마무리한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은 29일 오후 관세 협상에 따른 설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그간 미국과 23차례 장관급 협의와 수차례 실무 협상을 진행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양국은 상호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으며, 적용은 7월 합의에 따라 이미 시행 중이다. 그동안 미 합의 상태였던 자동차·자동차 부품 관세 역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의약품과 목재는 최혜국 대우(MFN)를 적용하고, 항공기 부품과 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가 적용된다. 반도체는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금융투자는 ▲2,100억 달러 금융투자 ▲1,500억 달러 조선업 협력 패키지(MASC)로 구성됐다. 금융투자는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설정해 국내 외환시장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업 협력 투자에는 선박금융 등이 포함되며,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된다.
정부는 투자 구조와 관련해 원리금 회수를 보장할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상업적 타당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한해 투자하기로 하고, 투자 수익은 양국이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내 원금 회수가 어려울 경우 수익 배분 조정이 가능하다는 조항도 포함했다..또한, 투자 구조는 손실을 분산할 수 있도록 ‘엄브렐라형 SPC’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번 협상에서는 농업 분야 시장 개방 요구는 차단됐다. 김 실장은 “쌀·쇠고기 등 민감 품목을 포함해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면서 “검역 협력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합의가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와 양국 공급망 협력 강화에 기여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한미 금융 패키지가 우리 산업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